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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밖으로 볼티모어

아직은 혼란스럽고 뒤죽박죽이다.

by souljm 2017. 2. 9.



문득 차에서 낯선 거리에 내려서

미국에서 지낸 지난 8년의 시간을 되돌아 보았다. 

가지런하고 정돈된 삶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더욱더 나 자신에 대해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하리라 기대했다.

그것만은 사실이다.


큰 꿈을 가지고 온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어찌할 줄 몰랐던 28살의 청춘이 앞가림 정도는

더 잘해보리라 마음먹고 시작한 타국생활이다.

시간이 흐르고 한해 한해 지나면서 삶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지금 아이가 생기고 가정이 생기니 이제는 나의 선택이 나 스스로만 책임지는 것이 아닌

다른 세명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 가장이라는 입장에 처해있어서

압박이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차갑게 느껴진다.



돌아보면 거리의 정돈된 길과 건물들 그리고 차 처럼 내 삶이 잘 정리되고 정돈되지 않았다. 

8년이나 지나쳐가는 이 유학생활동안 내 삶은 안타깝지만 더욱더 앞을 알 수 없고 오리무중이다.


겨울까지 이렇게 따뜻하니, 내 마음이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려 아직 움츠러들 때인데 봄 향기가 자꾸나서 들뜨려 한다. 

바보같다. 아직 봄은 아닌데, 마음에서는 네 삶의 봄이 온거 아니냐고 속인다. 

날씨가 이렇게 따뜻하니 겨울이 아니라 봄인것 처럼 착각할만도 하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내 삶도 정돈되고 이렇게 가지런할 수 있을까.

아니면 더욱더 혼란스럽고 뒤죽박죽일까.





아직은 혼란 스럽고 뒤죽박죽이다.

아직 때가 아닌데 봄을 맞이한 듯한 이 볼티모어는

보기에는 정돈되고 가지런하다.

하지만 나 뿐만 아니라 저 안 사람들 모두

같은 인생을 살고 있으리라 추측해 본다.


우리 모두는 가지런하고 정돈된 삶을 원하지만

사실 뒤죽박죽 얽히고 섥혀 있는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그렇게 또 하루는 흘러가고 봄 같은 겨울이라는 시간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