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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릴랜드 일상 이야기

내게 의미있는 추억의 물건들

by souljm 2013. 8. 14.

80년대에서 90년대 시골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 배해 처음 맞딱드렸던 것들은 모두가 내게 신기하고 소중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점점 풍족해지고 모든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속에서 하나하나 추억이 묻어 있던 물건이나 사물들이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변하고 쉽게 자리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 물건들에 대한 추억과 이야기를 하나씩 나누어 보려 한다.


내겐 멀기만 했던 꿈이 운동화 나이키..


고등학교때 농구서클이 내 기억속 학창시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이키 운동화, 이전이나 지금이나 값비싼 운동화이다. 나는 나이키 운동화를 한번도 학창시절엔 신어보지 못했다. 당시에도 7~8만원 이상 하는 돈이 나에게 적지 않은 돈이었을 뿐더러 그 돈을 모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가정형편 탓도 있었다. 농구 서클을 하면서 모두 나이키 운동화를 시리지로 친구들이 신을 때, 나는 우역곡절 끝에 모은 돈으로 5만원 대의 "리복" 을 고2와 고3때 까지 신었다. 그 신발을 사고도 너무나 기뻐서 사춘기가 지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잠을 설쳤다. 신발이 낡아서 빨간 락카를 칠하면서 까지 싢었던 기억이다. 지금은 미국에서 얼마든지 나이키 신발을 너무나 싼 가격에 사서 신을 수 있다. 스포츠 매장에 가서 너무나 싼 가격에 진열되어 있는 나이키 운동화를 보면 살짝은 안스러웠던 나의 고딩시절이 떠오른다.



바나나...


아버지가 장남이셨기 때문에 초등학교 시절 우리 집에서 제사를 드리곤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로 기억이 나는데, 그때 바나나를 처음 봤다. 제사상 위에 올라가 있는 큰 바나나 뭉치를 보면서 뒤에서 어른들의 절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도데체 "저 바나나는 어떤 맛일까? " 너무 궁금해서 그 바나나를 까서 입에 넣었을 때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만끽했던 기억이 난다. 기독교집안으로써 어머니가 집에서 드리는 제사를 반대했을 때는 더이상 바나나를 먹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두려움이 있던 기억도 있다. 이제는 바나나는 방부제가 많이 들어간 싼 과일을 뿐이다. 아침에 가끔 아내가 챙겨줄때도 잘 먹지 않은 흔한 과일이 되었다.





삶의 전부 였던 워크맨과 카세트 테입


지금은 씨디와 인터넷 곳곳에서 너무 쉽게 음악을 다운로드 할 수 있고 접할 수 있지만 중,고등학교 때 나에게 테입과 카세트는 내 취미 생활의 전부 였다. 지금도 시골집에 내려가면 아직다 정리되지 못한 수백개의 카세트 테입이 있다. 이제는 이 카세트 테입을 넣어서 들을 카세트 플레이어를 구할 수도 없는 시대가 되었다. 좋아하는 가수별로 모두다 묶어서 늘어질 때 까지 들었던 "서태지와 아이들" "넥스트" "전람회" "듀스" "박정현" "HOT"의 기억들.. 그리고 대학생이 되면서 주머니 사정이 조금 나아져 씨디를 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카세트 테입과 플레이어.. 워크맨을 듣던 추억은 주말마다 먼거리를 왕래했던 나에게 기차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들었던 아련함이다.적어도 5천원을 들고 음반가게로 향할 그때 나의 마음은 지금 유트브로 아무때나 어디나서나 듣고 싶은 음악을 선택해서 듣는 지금과 비교하면 음악을 사랑했던 그때 마움이 더 고귀했다.








삐삐와 음성메세지...그 설레임..


고등학교 3학년 때 다들 친구들과 같이 삐삐를 사용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만원의 쉽지 않은 유지비용이 들어갔지만, 당시 군에서 하는 학생 찬양팀을 하고 있었기에 다른 남학생들에 비해 타 여학교 학생들을 대할 기회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여자친구들이 생겼다. 그래서 나도 어머니 몰레 삐삐를 사서 개통을 하고 주머니에 들고 다니며 음성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친구들과 012, 015 시작하는 삐삐번호를 교환하며 전화카드를 사주는 것이 마음의 표현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때 쉬는 시간이 되면 학교앞 공중전화에 음성을 들으려고 줄을 섰던 기억이 난다. 수업시간에 울리는 진동과 표시하는 친구들 사이의 암호는 내 마음을 여간 설레게 했던게 아니다. 486 이라는든지 5858.. 아직도 풋풋한 기억이 난다. 이제는 직접 전화해서 목소리로 전하는 우리의 속전속결 방식이 지처가는.. 어쩌면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남겼다 지우기를 반복했던 음성 메세지의 아련함이 그리운 시대에 살고 있다. 





PCS... 


대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맞이했던 생일에 어머니가 큰 마음을 먹고 PCS, 일명 휴대폰을 사주셨다. 내가 지금까지 사용한 셀폰의 종류와 갯수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처음 썼던 G2라는 셀폰은 너무나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다. 또렷한 액정 빛과 문자메세지 그리고 단음의 벨소리.. 요금에 대한 부담감.. 모든 것들이 그리운 시절이다. 그렇게 20살때 이후로 약 13년동안 통신의 시스템이 급속도로 발전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추억들을 돌이킬 시간조차 허락 되지 않았다. 밤마다 셀폰을 옆에 끌어 안고 자는 습관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이제는 언제든지 나이키 운동화를 사신을 수 있고, 최신형 겔럭시 스마트폰과 한꾸러미에 99센트도 하지 않는 바나나를 먹을 수 있다. 그것들을 볼때마다 학창시절이나 어릴적을 생각하며 이렇게 흔해서는 안될 물건들이라고 혼자 되네이며 보게 된다. 변하는 시간속에서 우리는 늘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되고 상상하지 못한 것들이 이루어지는 급변화되는 사회속에 살고 있다. 지금 쓰는 이 스마트 폰도 십년이 지난 후에는 추억돋는 물건이 되어 있지 않을까..


당시나 혹은 지금 누구나에겐 흔한 것이지만 그 물건안에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의미와 추억은 다들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것들을 모두 까먹고  기억조차 할 수 없는 무뎌지는 중년으로 가기 전에 기회되면 더 하나씩 정리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