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창 밖으로 볼티모어11

생각대로 되는 경우는 드물다. 뒤돌아 보니 내 생각대로 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 첫째도 그랬지만 소울이가 태어난 후에 둘째가 생기지도 않았는데, 아내가 둘째가 나오면 이름을 고울이라고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내는 이미 둘째가 딸일 것이라는 확신이었는지 모르지만 지어놓고 보니 이름이 예뻐서 둘째가 정말 딸일 것 같았다. 후에 둘째아이가 남자 아이라는 것을 알았을때 나는 정말 이름을 고울이라고 할 것인가 적잖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영어 이름을 내가 좋아하는 성경 인물 안드레로 지었다. . 반대되는 결론도 항상 함께 생각하라고 비트겐슈타인이 늘 말하지 않았던가. 선택을 함에 있어서 의심이 들지만 우리가 그 길을 결정하는 이유는 내 안에 확신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의심은 늘 확신 뒤에 온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될.. 2017. 4. 13.
헴든의 봄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 운전을 하다가 꽃이 만개한 공원이 있어서 잠시 차를 세우고 들어가 보았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차를 세우기 까지는 용기가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시간에 쫓기고 있었고 지금은 한가로이 꽃을 즐길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되어져서 그랬다. 한 스님이 했던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는 말이 생각났다. . 밖에서 지나치며 볼때와 들어가서 마주하니 잠깐 짬을 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밖에서 지나치며 마주하던 그 꽃과 가까이서 보는 꽃은 사뭇 다르다. 어쩌면 가던 길이 사소할 수 있고, 차를 멈추고 짬을 내어 꽃을 한번 바라보는 일이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사소한 것을 사소하게 넘기는 사람이 어쩌면 더욱 행복하게.. 2017. 4. 5.
봄이라고 뭐 특별할 것이 있었던가.. 어제는 날씨가 좋았다.운전을 하는 동안 한국의 인디 음악과 따뜻한 날씨.. 그리고 봄 바람,군데 군데 피어 있는 벗꽃이 마음을 새롭게 했다. 하지만 마음이 들뜨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했다.봄이 왔다고 해서 모든 것이 새롭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르다.. 계속해서 이 봄이 내가 무엇을 잘 하거나 내 삶을 잘 살아내고 있어서나에게 거져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새로운 봄을 기뻐해야 하고 감사해야 한다. 세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내가 생각한대로 이루어 진것이 하나도 없다 해도..시간은 여전히 주어지고 있고 나도 건강하게 이 머나먼 땅에 서있다. 여전히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많고..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다고 내가 자연적으로 성숙해 진다.. 2017. 3. 30.
오래된 도시가 나에게 진리를 지키라고 말한다. 볼티모어 구석 구석을 돌아 다니다 보면 정말 오래된 교회 건물들이 눈에 띈다.물론 내가 종교인이기 때문에 교회건물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듯 하다.길게는 200년들.. 짧게는 100년들 족히 넘어보이는 아주 오래된 건물들이다. 저 건물이 우뚝 서기 까지 어떤 사람들의 수고와 기도가 있었을까?지금은 매주 일요일날 어떻게 모이고 있을까.. 그리고 어떤 성직자가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 진다.. 어떤 건물들은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는 듯하고 어떤 건물은 사람들이 이미 떠난 듯 한 교회건물들도 많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변하고, 사람들은 떠난다.영원한 것 같던 모든것도 시간앞에선느 모두 시들해 진다. 우리의 믿음과 신념도 그렇다. 그때에는 그것만이 삶의 전부이고 목숨을 바쳐도 부족함이 없을 것 .. 2017. 3. 28.
겨울을 잃고 봄을 얻다 겨울을 잃고 봄을 얻다.올겨울이 정말 겨울같지 않아서 이리 허무한 겨울은 처음인듯 싶었다. 나무들이 시절파악 못하고 주책스럽게 이르게 꽃을 피워내었는데 어제 눈이 내렸다. 무엇이든지 쉽게 자리를 내어주는 법은 없다. 지난 며칠동안 감기몸살로 누워서 일을 할수도 없었고 여러작업들을 할 엄두조차 못내었다. 감기몸살로 이렇게 심하게 아픈적 또 처음인데 나이가 들어 몸이 약해진건지 이번 플루가 독한것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것은 몸이 아프니 마음까지 약해져서 모든 의욕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누워있는 동안 허무주의같은 이상한 생각들로 마음잡기가 어려웠다. 어느새 이곳에서 맞이하는 9번째 봄이다. 요며칠 누워있으며 지난 8년동안 이곳에서 내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되새겨 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 2017. 3. 16.
아직은 혼란스럽고 뒤죽박죽이다. 문득 차에서 낯선 거리에 내려서미국에서 지낸 지난 8년의 시간을 되돌아 보았다. 가지런하고 정돈된 삶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더욱더 나 자신에 대해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하리라 기대했다.그것만은 사실이다. 큰 꿈을 가지고 온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어찌할 줄 몰랐던 28살의 청춘이 앞가림 정도는더 잘해보리라 마음먹고 시작한 타국생활이다.시간이 흐르고 한해 한해 지나면서 삶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지금 아이가 생기고 가정이 생기니 이제는 나의 선택이 나 스스로만 책임지는 것이 아닌다른 세명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 가장이라는 입장에 처해있어서압박이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차갑게 느껴진다. 돌아보면 거리의 정돈된 길과 건물들 그리고 차 처럼 내 삶이 잘 정리되고 정돈되지 않았다.. 2017. 2. 9.
춥지않은 겨울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지 않다. 볼티모어의 겨울은 이렇게 춥지 않아서 어떻게 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따뜻하다.이제 1월말에 접어들었는데도 여전히 이곳은 겨울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사람들에게 음식을 전해주는 일을 주중에 하면서 이러한 날씨에 감사하기는 하지만 시골에서 농사를 짖는 사람들을 생각할때는 조금더 추워져야 한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 운전을 하고 볼티모어 시내 이곳저곳을 누비면 이 한겨울에 집도 없는 노숙자들을 많이 본다.교차로마다 대기하고 있는 노숙자를 운전하며 다 도와줄라 치면 1불씩만 주어도 적어도 20불이상은 있어야 할 것이다. 안타깝지만 창쪽으로 다가오면 눈을 회피하는 방법을 쓴지 오래다.몇번 돈도 주어보았다. 가지고 있는 음식도 주려한적도 있는데 오히려 거절당하고 돈을 요구받.. 2017. 2. 2.
기초를 튼튼히 세우는것 어떤일을 하던지 기초를 튼튼히 세우고 닦는 것은 힘들고 더디 걸린다.그래서 모두들 기초 세우는 것을 게을리하여 건너뛰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든지 연약한 기초위에 덧입혀지는 것들은오래가기 어렵고 결국에는 쉬이 무너진다. 오래견디기 위한 견고함의 기본에는 탄탄한 기초가 있음이 당연하다. 그래서 아브라함 링컨은 나무를 자르기 위햇 10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끼를 가는데에 6시간을시간을 쓰겠다고 했다. 나는 기본을 세우는 이 30대를 보내면서 어떠하였는가 되묻는다.괜시리 낯이 뜨거워진다. 2017. 1. 28.
우뚝 서있기를 바래본다. 모두가 그렇듯이 자신의 동의와 상관없이 세상에 던져졌다.나도 그렇게 1981년에 세상에 왔다.포기하지 않는한 주어진 환경과 세상에서 그저 그렇게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이 치열한 세상에서 순응하고 살기도 벅찬 세상이다. 지나가다 한 건물을 보았다.오히려 이친구는 나에게 세상에 불순응(un-conforming)하라고 말을 건다.어쩌면 그렇게 이 친구는 100년 이상을 한자리에서 버티어 왔나보다. 사람들은 그렇게 세상에 모두 순응했다.그래서 이제 더이상 신을 찿지도 필요하지도 않는 세상에서 순응하며 살아간다. 나는 거리 한쪽에 자리한 이 친구에게 갑자가 기특한 마음이 든다. 나도 그렇게 우뚝 자리하고 새로운 것들과 시대에 불순응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신의 이름은 안디옥 입니까?그래 참 잘버티어 왔습.. 2017. 1. 26.